에베소서 5:15-20

15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신의 생활을 늘 살피십시오. 어리석은 자처럼 살지 말고, 지혜롭게 행동하십시오. 16 때가 악하니 가능하면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잘 붙드시기 바랍니다. 17 분별없이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도록 노력하십시오. 18 술 취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영적인 삶을 갉아먹을 것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지도록 힘쓰십시오. 19 시와 찬미와 영적인 노래로 서로 이야기하며,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고 찬송하십시오. 20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항상 감사를 드리십시오. (쉬운성경)

15 So be careful how you live. Don't live like fools, but like those who are wise. 16 Make the most of every opportunity in these evil days. 17 Don't act thoughtlessly, but understand what the Lord wants you to do. 18 Don't be drunk with wine, because that will ruin your life. Instead, be filled with the Holy Spirit, 19 singing psalms and hymns and spiritual songs among yourselves, and making music to the Lord in your hearts. 20 And give thanks for everything to God the Father in the name of our Lord Jesus Christ. (New Living Translation)

오늘 다시 한번 감사에 대한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일년에 한번 추수감사주일을 지내고 그 후에는 감사를 잊어버리고 사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살자는 취지로 한번 더 감사에 대한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도 나오지만,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감사는 항상 해야 하는 것입니다. “Give thanks always and for all things (항상 모든 일에 감사하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상황이 좋을 때나 상황이 나쁠 때나 우리는 항상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이 말씀이 이해가 잘 안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마음먹고 계획한대로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데 어떻게 감사를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를 한다는 것은 지금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통치하심 속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통치하심 속에 있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는 그 이유를 잘 모를 수 있지만,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일 속에 하나님의 선한 목적과 의도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감사는 나의 삶을 보고 해석하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바울은 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합니다. “Be joyful always; pray continually;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for this is God's will for you in Christ Jesus (항상 기뻐하십시오. 쉬지 말고 기도하십시오. 범사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을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데살로니카전서 5:16-18) 욥 같은 사람은 어떤가요? 그는 왜 자기에게 이런 고난이 주어지는지 이유를 몰랐습니다. 자기는 의롭게 살았기 때문에 고난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욥은 자기의 의를 주장하면서 하나님께 따집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가서야 이 사실을 깨닫습니다. 욥이 깨달은 것은 비록 지금은 내가 그 이유를 다 알 수 없지만, 내가 당하고 있는 고난 속에 하나님의 의도와 목적이 들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욥기가 42장까지 있는데요. 욥은 욥기가 끝나가는 40장에 가서야 이 사실을 깨닫습니다.

어쩌면 오늘 여러분 중에도 욥과 같이 “내가 왜 이런 어려움을 겪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 시간부터 나의 삶은 하나님의 의도와 목적 속에 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삶 속에 개입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다스리십니다. 바울은 “내 안에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사신다 (갈라디아서 2:20)”고 고백했습니다. 이것이 크리스천의 삶입니다. 여러분,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는 것 아십니까? “My thoughts are nothing like your thoughts, and my ways are far beyond anything you could imagine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나의 길은 너희들이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이다).” (이사야 55:8) 우리가 크리스천이 된 후 왜 나의 삶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나의 삶 속에 내 생각과 다른 하나님의 생각과 하나님의 길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 에베소서 5장 본문 말씀을 보실까요? 바울은 여기서 크리스천의 삶에서 중요한 여섯 가지 가치 (values)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자신의 삶을 잘 살펴서 지혜롭게 행동하라고 합니다 (15절). 둘째로,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합니다 (16절). 셋째로,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라고 합니다 (17절). 넷째로, 성령으로 충만한 삶을 살라고 합니다 (18절). 다섯째로, 마음으로부터 주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라고 (Make music to the Lord in your heart) (19절)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일에 감사하라 (Give thanks always and for all things to God)”고 합니다 (20절).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서 크리스천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중요하니까 이런 것들을 얻으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것들을 얻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 (the aroma of Christ)’가 나지 않고 ‘세상적인 냄새 (the aroma of the world)’가 나는 것입니다. 크리스천이 된 후에 크리스천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 가치가 있는지 배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그 자리를 세상적인 가치들이 들어와 채우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바울이 말하는 여섯 가지 가치 중에서 어느 것이 “아, 그렇구나!” 하고 마음에 들어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모두 중요하지만요. 저는 세 번째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라”는 말씀과 여섯 번째 “항상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마음에 들어옵니다. 

우리가 가진 신약 성경 27권 중에 바울이 쓴 편지가 13권입니다. 이 13권은 한 개인이 교회에게 쓴 편지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 하나님의 뜻이 들어있다고 믿기 때문에 성경으로 인정 받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이 생의 말년에 쓴 편지들은 로마의 감옥에서 쓴 것들입니다.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이렇게 네 권의 성경입니다. 우리는 이 네 권의 성경을 ‘옥중서신 (The Prison Epistles)’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그 때 바울이 무슨 이유로 감옥에 갇혔는지 아십니까? 지중해 연안에 있는 도시들을 다니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그를 유대인들이 고소했습니다. 고소의 이유는 바울은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 (a ringleader of the sect of the Nazarenes)’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가는 곳마다 이단 사상을 퍼뜨리고 유대인 사회에 분란을 조성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4:5). 바울은 자기는 로마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이니까 총독이나 왕에게 재판을 받지 않고 로마 황제에게 재판을 받겠다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재판을 마칠 때까지 로마의 감옥에 있게 된 것입니다. 한번 바울이 당한 것과 같은 일을 여러분이 당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복음을 전파하다가 이런 신세가 되었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얼마나 허무한 생각이 들겠습니까? 과연 그가 쓴 네 권의 옥중서신에 무슨 내용이 씌어 있을까요?

옥중서신을 읽어보면 바울이 자신을 ‘Paul, a prisoner of Jesus Christ (바울,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갇힌 사람)’라고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빌레몬서 1:1, 에베소서 3:1, 또 골로새서 4:3이나 빌립보서 1:13에서도 같은 의미의 말이 나옵니다. 바울은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한 번도 자신을 ‘죄수 (a prisoner)’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항상 자신을 ‘a prisoner of Jesus Christ’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그가 쓴 편지 구절을 읽어 보시겠습니까? “나 바울은 그리스도 때문에 여러분을 위해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For this reason I, Paul, am the prisoner of Christ Jesus for you Gentiles.” (에베소서 3:1)

유명한 주석가 (commentator) 중에 매튜 헨리 (Matthew Henry, 1662-1714, 영국)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Even though Paul is in Roman captivity he refuses to think as a captive of men but applies it as a prisoner of Jesus Christ. Whence our grace comes- from our being apprehended of Christ Jesus. It is not our laying hold of Christ first, but his laying hold of us, which is our happiness and salvation. Paul literally states he is a captive of Jesus Christ. According to Paul, being a Christian saved by God has entered one into being captive. This captivity is comprised of and has led to grace, happiness, and salvation. Paul shows that even in the midst of a dark situation, through faith in the grace of God, it is possible to attain victory.”

어떻습니까? 여러분, 오늘 우리가 어떻게 우리에게 주어진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지 이 말씀에서 영감 (inspiration)을 얻을 수 있지 않습니까?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를 승리자로 만들었습니다. 그에게는 감옥 안에 있든지, 감옥 밖에 있든지 상관이 없었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의 옥중서신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굉장합니다. 보세요. “Pray for us, too, that God will give us many opportunities to speak about his mysterious plan concerning Christ. That is why I am here in chains. Pray that I will proclaim this message as clearly as I should.” (골로새서 4:3-4) 그는 감옥에 갇혀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복음을 전파할 기회를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 자유인이었습니다.

복음 때문에 감옥에 갇힌 바울이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Give thanks always and for all things God the Father (항상 모든 것에 감사하십시오).” (골로새서 5:20) 왜 그는 이렇게 감사에 대해서 강조를 하고 있을까요? 그의 옥중서신을 읽어보면 왜 그가 감사에 대하여 이렇게 쓰고 있는지 세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로, 감사는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데살로니카전서 5:17-18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 말씀을 주의해서 보면 모두 명령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Be joyful always (항상 기뻐하라)!” “Pray continually (쉬지 말고 기도하라)!”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라)!” 바울은 분명하게 세 가지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기록했습니다. 감사가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말은 모든 일에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이 올바른 삶의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명령은 옵션이 아닙니다. 명령은 반드시 해야 하는 requirement (필수사항)입니다. 학생들은 이 말의 의미를 잘 압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때 선택과목이 있습니다. 선택과목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서 들으면 됩니다. 그런데, 반드시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이 있습니다. 그런 과목들을 ‘requirements’라고 합니다. 반드시 이 과목의 수업들을 듣고 학점을 따야 졸업을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에게 감사는 다른 두 가지, 기쁨과 기도와 함께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과목입니다.

둘째로, 감사는 하나님과의 소통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빌립보서 4:6-7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Don't worry about anything; instead, pray about everything. Tell God what you need, and thank him for all he has done. Then you will experience God's peace, which exceeds anything we can understand. His peace will guard your hearts and minds as you live in Christ Jesus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그 대신 모든 것을 위해서 기도하라. 하나님께 필요한 것을 말씀드리라. 그리고 그가 해 주신 모든 일을 생각하고 감사하라. 그리하면 하나님의 평화를 경험할 것이다. 그 하나님의 평화는 너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이다. 하나님의 평화가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켜 줄 것이다).”

이 말씀 속에 ‘능력 있는 기도’와 ‘응답 받는 기도’의 비결이 나와 있습니다. “Thank him for all he has done for you (그가 너를 위해서 하신 모든 일에 감사하라)” 이 말씀이 기도생활의 비결입니다. 하나님께서 해 주신 일에는 좋은 일도 있지만 궂은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궂은 일도 모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라는 것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기도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배도 그렇고, 찬양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려야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가 되고 찬양이 됩니다.

셋째로, 우리는 감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내 삶을 통치하시고, 인도하고 계심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감사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가난을 이겨 낼 줄도 알고, 부유함을 누릴 줄도 압니다. 배부를 때나 배고플 때나, 넉넉할 때나 궁핍할 때나, 어떤 형편에 처해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빌립보서 4:11-12) ‘감사하는 법’이라는 말이 개역성경에는 ‘만족하는 법 (how to be content with whatever I have)’이라는 말로 나와있습니다. 만족한다는 말은 감사한다는 뜻입니다.

Meister Eckhart (1260-1328, 독일)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신학자이며, 철학자이며, 신비주의자 (mystic)로 불리는 다양한 필드에서 활동했던 사람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If the only prayer you ever say in your entire life is thank you, it will be enough (당신의 전 생애에 드린 유일한 기도가 ‘감사합니다’라면 이것으로 충분하다).” “감사합니다” 이 한 마디의 기도가 충분한 이유는 이 기도가 내 삶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humble’한 사람입니다. 물이 낮은 곳을 찾아 그곳에 고이듯이, 이런 사람은 항상 자기를 낮은 위치에 갔다 놓습니다.

이제 감사절은 지났습니다. 하지만 ‘항상 모든 일에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히브리서 13:15절 말씀을 한 목소리로 읽어 볼까요? “그러므로, 계속해서 하나님께 찬양의 제사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우리의 입술의 열매입니다."